길을 걷다 잠시 한눈 판 사이 전봇대나,
길가에 간판 등과 부딪힌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내가 움직이고 있음으로 인해,
어디론가 가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증거입니다.
내가 한 곳에 가만이 있으면
그것들과 부딪혀 다칠 염려는 없겠지요,
우리가 살아가며 아픔을 느낀다는 것,
그것은 내 자신이 어디론가 흘러 가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흘러가며 부딪히고
흘러가며 상처받고
흘러가며 아픔을 느낀다는 것은
그것은
내가 살아 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박물관의 화석은, 공동묘지에 누워있는 자들은
아픔을 모릅니다.
그들은 이미 죽었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삶은 멈춤이 아니고 흘러감입니다.
그 흘러감 속에 느끼는 아픔들,
그 아픔을 통해 내가 살아 있음을 아는 것,
그래서 아픔이 축복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