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으로 새벽에 본 세상은 온통 흰색입니다.
지붕에도, 길에도, 나뭇가지에도, 운동장에도 하얗게 덮여있습니다.
눈을 밟으면 뽀드득 하고 눈이 부서지는 소리가 납니다.
그리곤 발자국이 그대로 선명하게 찍혀납니다.
운동화의 예쁜 모습,
구두의 투박한 모습,
럭키의 발자국 까지,
아직 환타의 발자국이 없는걸 보니
아직 집안 어디에선가 잠을 자나 봅니다.
문득 이런생각을 해 봅니다.
내가 저 눈위에 엎드렸다 일어나면 어떤 모양이 찍혀 있을까?
그냥 사람의 모습일까?
아니면
전혀 생각하지 못한 모습일까?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눈싸움 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그들의 웃음소리
추위로 발개진 볼
개구장이 친구들의 놀림에
눈에는 눈물이 글썽하고
그래서
눈이 내린 아침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