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타고 23년 전을 찾아다니는데...~

글쓴이 : 하늘맘 날짜 : 2016-07-17 (일) 17:25 조회 : 425
 
 
93년 6월이라고 기억한다.
하나님의 강권적인 갑작스런  은혜로
예수님을 나의 구세주로 고백하고 열심히 성경공부 다니던 남편은  러시아 단기선교를 떠난다.
선교가 뭔지, 단기선교는 또 뭐고?  전혀 알지도 못하던 나는 남편따라 단기팀에 묻어서 같이 가게된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 (그때는 그렇게 불렀다. 지금의 뻬제르부르그)
 
얼마전 단체 모임이 있어 모스크바와 뻬쩨르에 가게되어 그 자리에 있어본다.
" 이 근처 어디인데...  여기 어디있을것같은데...  "
많이 발전하고 바뀌어진 러시아는 예전의 거리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모스크바 아르밧거리..
순교를 만나고 거리의 화가들을 만나고 전도하고 복음전하며 행복해 했던 그시절...
 
구소련이 붕괴되어 혼란하고 어수선하며 물건들을 구하기도 어려웠던 그시절..
여기 저기 사람들이 많이 모였던 광장이나 길거리들에서 거리 공연도하고 워십댄스도 하고
5분 메시지로 말씀도 전하고  몇문장 배운 러시아어로 복음 전하고
예수믿으라고 반복하며 전도지 돌리던 시절의 필름들이 지나간다.
 "이쑤스 류빗 바스!- Jesus loves you "
 
단기팀들은 훌쩍 떠나가고 혼자 러시아땅에 덩그러니 남은 우리 남편의 마음은 어땠을까...
외롭거나 두렵지않았을까.. 막막하지 않았을까...
단기팀과 묻어서 다시 돌아 나오던 나는 그래도 여자라고...^
남편에게 이쁘게 보이려고 그 와중에도 화장을 하던 기억이 난다.
울지않으려고 씩씩하게 보이려고 자존심을 세우려는듯 노력하던 기억이 난다.
모스크바 공항 출국장 저 너머로 남편 모습이 보이지않게 되자
결혼 3년 3개월의 신혼의 생활이, 이제 돌 지난 딸의 모습이 오버렙되어 아른거린다.
이제 어떻게 될것인지 막막해져버렸던 그 출국장 넘어서의  마음
자존심으로 잡고있던 마음이 무너져 내려 화장실로 들어가 물소리와 함께 쏟아낸다.
28살의 새댁을 가만히 안아 보듬어본다....
나의 마음이나,  혼자 남아있을 남편의 마음은 전혀 아랑곳없이
단기팀으로 갔던 사람들의 duty free 샵에서 물건을 보며 히히낙낙거리는 모습이 더 싫었다
그렇게 난 돌아와 예전과 똑같이 그렇게 그렇게..  지낸다.
2주 단기선교로 나갔다가 하나님과 사람을  향한 뜨거운 마음을 차가운 구소련땅에서 남편은 6개월을 지낸것이다. 
 
난 열심히 돈 벌어 남편에게 보내고,
딸아이의 자라나는 모습이나 목소리를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여 보내고..
국제전화가 너무 비싼 때라 자정이 넘으면 좀이라도 저렴하기에 약국 문닫고 자정넘어 전화벨을 누른다. 말을 오래하지도 못하고 빨리 용건만 간단히. 
별일없이 건강히 지내는지...살아있는지 확인하는..ㅜㅜ
(지금같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무료전화라도 있었으면 훨 나았겠지만...ㅠㅠ)
 
타임머신을 타고 이렇게 저렇게 그 시절을 찾아다녀본다.
남편도 말없이 모스크바와 뻬쩨르를 여기저기 살펴본다.
아르밧거리의 길거리 화가들을 눈여겨 쳐다본다.
혹시나 아는 사람있을까하고...
 
강산이 두번 지나는 시간들이 화살같이 지나갔고
러시아도 많이 변하고 발전하였고 깨끗하게 정비되고
....
그러나 우리의 기억들을 남아있다.
우리의 하나님나라에 심은 일들과 말들은
그 누구도 기억못하지만...
우리 하나님은 알고 계실것이다.
그러면 족하다.!
 
23년 전을 찾아다닌 타임머신은 보이는것에는 잘 작동되지 못하였지만, 더 보이지않는 것을 사모하게 되며 다시 이 시간 이 공간으로 돌아온다 ~ ^^*
 
내 머리에 말씀을 주신다!
 
"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 (갈 6:9)
 "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 " (고전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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