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모를 풀한 꽃 한송이
3200미터 산위에 소리없이 피어있네
산넘어 불어오는 바람을 등에지고
따가운 햇살을 얼굴가득 맞이하고 서있네
햇살에 달궈진 바위돌은
뭉근한 따스함으로 바쳐주고있네.
지저귀는 새소리 바람소리는
고요한 적막에 재잘대고
산정호수를 지키는 경비병만 말없이 서있네.
누가 눈 마주쳐주지않아도
누가 이쁘다 사진찍어주지않아도
태초부터 지금까지 자기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름모를 들꽃들...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나로 자리하고있다.
7월의 햇살을 넘어
지금,
태초와 연결되어있다
카자흐스탄 산정호수를 넘어
여기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