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다 Cleaning day 가 있다.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집앞에 내놓는 날이다.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고 나머지는 청소차로 다 치우게 되는 것이다.
동네마다 내놓는 것들의 수준이 좀 다양하다.
지나다 유심히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본다.
" 엇 잠깐! "
소소한 살림살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발매트. 앉은뱅이 의자. 책꽂이....
오~ 득템! ^
이것저것 뒤져서 필요한 것을 가져와 쓸고 닦고 청소의식을 거친다음에 이젠 우리것이 된다.
집안의 구멍난 곳을 메우는 작은 퍼즐이 되어 기분이 좋다.
얼마 전엔 저녁에 하얀 정사각형 물체가 보인다.
"앗! 저건 세탁기다."
남편과 같이가서 차에 싣고온다.
"어? 근데 물호스가 없네... 어디서든 구해서 사용해보자."
일단 집에 가져다 놓고보자.
아무리봐도 물 들어오는 호스도 없고 나가는 호스도 없다.
몇일후 어느분께서 살펴보시더니 하시는 말씀
" 이거 세탁기 아니네. 건조기네요 "
이런 모양은 다 세탁기인줄 알았는데... 건조기도 이렇단다..ㅠ
겉에 아무것도 안써있어서 필요한 세탁기 주셨다고 좋아했는데 건조기를 먼저 주시네 ㅋ
단체 손님을 초대해놓고선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도구가 있어야하는데...
이번엔 어디서 주실까... 기대반 염려반..
하루전날 한 사모님의 전화로 길에 그릴이 나와있다고 알려주신다.
" 오~ 예! "
내리는 보슬비에도 아랑곳없이 혹시 없어지지 않을까 한걸음에 달려가 차에 실어온다.
이곳저곳 손볼게 많아 보이지만 일단은 집에 가져와 넣어둔다.
오고가는 이민자들과 유학생들이 많은 곳이라 교회에 사랑나눔부서에서 안쓰는것 내놓고 필요한 사람 저렴하게 가져가고 한다
우리도 주요 고객이 된다.
어제는 1인용 침대와 왕골의자 셋트를 만나 기쁘게 차에 싣고왔다.
" 앗싸~! "
제자리를 만들어 배치하고 보니 쓸쓸하고 냉랭한 방이 제법 아늑한 분위기와 편안함을 준다.
의자에 앉아 밖에 바람불어 춤추는 나무들 보고 바람을 느끼며 커피 한잔 마시는 여유에 행복해한다.
앞으로도 길에 줍고 남들에게서 받은 물건 리스트와 에피소드는 계속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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