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 깨어남의 아침, 이민교
깨어남이란
판단도, 심판도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모든 피조물은
자기 몫을 감당하며
구원의 소식이 되고,
창조의 열매가 된다.
세상은 이미 완전하다.
모든 것은 이미 깨어 있다.
이제 깨어나야 할 사람,
그 깨달음은
나에게서 시작된다.
그 한가운데에 하나님이 계시므로 흔들림이 없으리라. 첫 새벽에 주께서 도움을 주시리라. (시편 46:5) 조선어 성경
에필로그(Epilogue) '맺음 이야기’
2012년 12월 3일, 북조선 평양에서 열린 세계 장애인의 날 행사에 참여한 그날 이후, 나는 내 생각이나 계획,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나를 이끄심을 깊이 느꼈다. 주님은 내 귀에 구멍을 뚫어 종의 길로 부르셨고, 나는 그 부르심 앞에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마다 내게 찾아온 생각의 조각들을 시어로 옮겼다. 그리고 동역자들에게 아침마다 그 글을 나누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사선(死線)을 오가는 사역의 한가운데서 “오늘도 살아있음”을 전하는 신호, 즉 생명의 시그널을 보내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쌓인 날들의 흔적이, 기록문화 마중물님의 세심한 편집을 거쳐 「365 생각주머니」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태어났다. 인공지능이 지식(생각)을 대신하는 시대에, 이 책은 내가 365일 숨 쉬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나의 인간다움의 마지막 언어들이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소망한다. 365일 생각 주머니에 담아온 이 기록이 사랑하는 자녀들(하늘이, 영광이, 예림이) 그리고 동역자들에게 남겨지는 ‘유언의 책’, 나의 선물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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