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3]중앙아시아 리포트 〉2〈 40만 농아인 위해 교회터 닦는다농아인 축구팀 조성, 프로정신 심어주는 이민교 선교사 우즈베키스탄.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아직도 낯설은 땅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 중 농아인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사람 이민교 선교사. 지난 5월 8일 밤 12시 KBS 1TV에서 방영된 `한민족 리포트'에서 자랑스러운 선교사의 사역을 소개한 그는 여전히 농아인 축구팀의 감독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는 4년 전 아내가 경영하던 약국을 정리하고 사재를 털어 이곳에 건너와 농아인들을 위해 사역하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강제로 밀어내지도 않았는데 그는 자발적으로 농아인들의 친구가 되어 살고 있다. “세계적으로 농아인들이 많지만 이곳 우즈벡에도 상당합니다. 40여만 명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지금도 `장애인은 저주받은 자'라는 사고를 갖고 살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우즈벡이 이슬람국가이다 보니 그들이 경전으로 삼고 있는 코란에 그렇게 명시돼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민교 목사는 그래서 성경에 나와있는 말씀을 전하며 이들과 함께 희망을 주고 행복한 삶을 이루려 노력하는 것이다. 사재를 털어 그는 농아인 축구단을 결성, 올 2월에 농아인축구팀 프로팀을 창단해 3월에는 정식으로 등록을 마쳤다. 그리고 타쉬겐트 시장배 축구대회에 출전해 막강한 정상인팀과 기량을 겨루기도 했다. 15명의 팀<&07476>은 생각보다 좋다. 아니,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는 10월에 대만에서 열리는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우즈벡 장애인 대표로 초청을 받을 정도다. 팀 전체의 비행기표 값 12만불을 정부에서 부담을 하고 출전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로 인해 이선교사는 고민이 생겼다. 두주일 정도 머물게 될 체제비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 하는 것이다. 요즘 그의 기도 제목에는 이것 또한 포함돼 있다. 그가 농아인 축구팀을 결성한 것은 농아인들이 서로 힘이 돼줄 수 있는 팀웍을 키워주고 정상인에게 기죽지 않는 당당하고 자존심 가진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그에게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다름이 아닌 소록도에 있는 나환자 성도들이라고 기적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목사는 불과 십수년 전만 해도 절실한 원불교 사람이었다. 수화를 배우면서 드는 생각이 가장 버림받은 사람은 누굴까를 생각하니 나환자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그들이 모여사는 소록도에 찾아갔다. 원광개학교를 졸업하고 원불교 교당을 개척하기 위해서. 나환자들이 눈썹도 없고 털이 없는 것 등을 보고 함께 하나되는 모습으로 살기위해 눈썹도 깎고 하면서 그들과 섞여 살았다. 이민교는 나환자들에게 `문둥이로 태어난 것은 전생에 지은 죄가 많아서 그러니 이생에서 잘 살면 다음 생은 온전한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으니 부처님을 섬기라'고 간곡히 말한다. 그러자 나환자들은 다음과 같은 전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문둥이로 태어나게 해주셔서 예수님을 믿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문둥이가 자랑스럽니다. 아마 문둥이가 아니었으면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나같은 사람도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하시는 예수님을 믿으세요.” 이민교는 심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자신이 믿는 부처와 이들이 믿는 하나님 사이가 이렇게 다른 것인가. 그러던 어느날 이민교는 법당에서 염불을 하다가 성령을 체험한다. 갑자기 나환자들이 불렀던 복음성가가 터져 나오게 된 것이다. 깜짝 놀랄 일이었다. 그후 가족들이 원불교에서 중요한 위치에까지 오른 사람이 있을 정도인 집안이었지만 이민교는 은혜를 받고 신학을 공부하고 멀리 타국에까지 와서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나환자들은 장례식을 환송식이라 표현한단다. 함께 살던 동료가 죽어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슬픔이 있지만 죽어서 다시 살아 만난다는 확신이 있기에 그들 스스로 그렇게 부른다는 것이다. 원래 장애인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던 이민교 선교사는 이곳 우즈벡에서 농아인과의 더불어 살기가 자연스러운지도 모른다. “농아인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귀로만 음성을 듣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들을 수 있다는 방법을 그때는 몰랐던 것이지요.” 그에겐 꿈이 있다. 농아인들의 자립을 돕는 것이다. 일이 없는 농아인들을 위해 일자리를 알선해 주는 일, 앞으로는 농아인 정비공들과 함께 자동차 정비업소를 운영해 거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농아인들의 복지에 힘쓰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곳 선교지 우즈벡에 살고 있는 40만명의 농아인들을 위한 교회를 하나 든든히 세우고 싶은 것이 큰 꿈이다. 그래서 그들의 현재 삶에 자부심을 주고 생명력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그에게 주어지는 선교비, 후원비는 별로 없다. 그래서 그 꿈을 이루자면 멀고 먼 어느날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하나님이 인도하심을 믿고 사는 자의 생각으로 돌아온다. 모든 것을 주장하시는 그 분을 의지하는 삶으로.양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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