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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나무숲 이야기

한치 앞도 모르는 사람인 것을,

글쓴이 : 겨우나무 날짜 : 2013-07-15 (월) 11:27 조회 : 507
 
 
어제 늦은 시간
평소에도 5시간 이나 소요되는 먼길을 트레일러에 콩과 배추를 싣고
김훈 선생님이 왔다.  그것도 눈이내려 얼어비린 길을 8시간을 달려서, 
 
3만여평의 밭에서 애써 가꾸어낸 김장배추가  그만 하룻밤 사이 꽁꽁
얼어버려 상품가치가 뚝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마음이 얼마나 시릴까.
그래도 밝게 웃는 그 모습이 참 멋스러운 분이다.
 
남보다 더 좋은 배추를 거두기 위해 비싼 배추 씨를 한국에서 구입하고
더 많은 노력과 정성을 드려 키운 배추인데, 농아인 센터 한켠에 쌓아놓은
배추를 쓰다듬는 그 손끝에 파르르 아픔이 묻어나고 있음을 보며
그래, 사람의 한계는 바로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을, 이란 생각을 했다.
 
하루만 일찍 수확했다면 그렇게 얼어버리지 읺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에
그동안 하늘을 덮고 있던 구름이 걷히며 보이는 푸른 하늘이 또 원망스러움은
무엇일까.
 
우리의 주관자 되시는 분의 그 마음을 우리가 어찌 알리요마는, 그래도 자꾸
시려오는 마음을 허허하는 헛웃음으로 달래기엔 너무나 아픈듯 하다.
 
농아인센터 가득한 풋풋한 배추향 처럼 김훈씨 마음도 그렇게 풋풋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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