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에 일어나 오늘의 삶을 준비했다.
6시에 발인예배를 드리고 7시 30분에 화장의 예식을 거행했다.
모처럼 찾은 화장터
하루가 천년같고 천년이 하루같은 시간
가루가 날리고, 쥐포 구울 때 나는 냄새는 온데 간데 없고
새롭게 변화된 화장터의 모습에 놀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모습의 장례차량을 보면서
죽을 때에도 빈부의 모습은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어떤 차를 타고 오던, 무슨 수의를 입든
화장을 하면 한줌의 가루로 남는데...
미친 놈들
죽음 앞에서 돈으로 장난을 치는 정신나간 놈들
이런 놈들이
혹시 종교의 성직자들이지 않을까?
타다 남은 시신을 곱게 갈아주겠다
그 가루에 색깔을 넣어 주겠다
이런 미친놈들, 정신나간 놈들
옆에서 열심히 목탁을 치는 땡중을 보면서
그 목탁소리에 맞추어
이번에는 내가 더 큰 목소리로 찬양하고 기도를 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소리쳤다.
사람은 태어났다가 죽는 놈이 있고
왔다가 원래의 그 자리로 돌아가는 분이 있다고......
아무튼 목탁치고 열심히 천도하는 땡중의 모습에서
옛날의 나를 만날 수 있어서 한참을 웃었다.
늦은 저녁에는 처음으로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가 한국과 이란의 축구경기를 보았다.
몸은 피곤했지만
영이 맑았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