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신문

글쓴이 : 활산 날짜 : 2013-08-20 (화) 18:13 조회 : 663


“이슬람 선교, 축구로 골문 연다”
중앙아시아 농아축구팀 한국 방문, 할렐루야 팀과 친선경기
이민교·최근봉 선교사 합작품…“특화된 선교전략 열매 맺을 것”
2007년 04월 13일 (금) 17:06:12 정형권 기자 hkjung@kidok.com
   
  ▲ 친선 경기 후 할렐루야 축구팀과의 기념촬영. 비록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나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4월 12일, 경기도 안산 종합경기장에서는 뜨거운 함성이 울려 퍼졌다. 비록 일반인들에겐 들리지 않는 소리지만, 그 누구의 것보다 더 우렁차다.

중앙아시아 농아인축구팀 ‘가바라쉬 루까이’는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4월 10일 한국을 방문했다. 가바라쉬 루까이는 카자흐스탄어로 ‘손으로 말하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이들은 제26회 전국농아인축구대회에서 개막전 시범경기를 진행했다. 상대팀은 할렐루야축구팀(단장:이영무 목사). 양팀은 서로 골을 넣을 때마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하나님의 예비하심

사실, 할렐루야축구팀은 신앙으로 똘똘 뭉친 팀이기에 기도 세레머니가 당연시되지만 중앙아시아 농아인축구팀의 기도는 예상치 못한 결과다. 중앙아시아는 이슬람교가 위세를 떨치고 있기 때문에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곧 순교를 각오해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농아인축구팀을 복음으로 이끌었을까?

이들 뒤에는 이민교 선교사(지피선교회)와 최근봉 선교사(지엠에스)가 있기에 가능했다. 10년 외길, 농아인 축구 선교를 하고 있는 이민교 선교사는 중앙아시아 농아인축구팀의 실제적인 지도자다.

이민교 선교사는 자신의 현 위치를 ‘하나님의 예비하심’으로 믿고 있다. 중학교 시절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이 선교사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원불교에 심취됐다. 그는 원불교를 포교하러 소록도에 들어갔다가 한센병 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해 듣고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이렇게 소외된 이들에게 복음의 빚을 진 이민교 선교사는 1997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을 찾아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구소련 연방의 쓴뿌리를 갖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이슬람교와 정교로 철저하게 무장된 ‘여리고’였다. 따라서 이 나라에서 선교활동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효과적인 선교를 고민하던 그는 젊은 시절 하나님이 준비해 두신 ‘축구’와 ‘수화’를 활용해 농아인 축구 선교를 택했다.

선교 효과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농아인축구팀을 중심으로 교회가 설립되고 전도의 길도 쉽게 열렸다. 축구팀의 성적도 좋았다. 말하고 듣지 못하는 대신 마음과 몸짓으로 하나된 이들은 2000년 대만에서 열린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3위를 기록했을 정도.

위기는 또 다른 기회

실타래처럼 풀려 나가던 축구 선교가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축구 선교가 발각되어 우즈베키스탄에서 강제추방 당한 것이다. 이 선교사는 지금도 당시의 상황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0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는 것에 밤잠을 설쳤습니다. 축구 선교의 열매보다는 하나님을 모르고 죽어갈 수많은 농아인들의 영혼이 불쌍하기 때문입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나온 이민교 선교사는 이웃 나라인 카자흐스탄으로 들어간다. 카자흐스탄은 비록 언어가 다르지만 수화는 동일하다. 이 선교사는 “구소련 연방 국가들은 러시아식 수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중앙아시아 어느 국가에 가든지 수화는 통한다”고 말한다.

이민교 선교사는 동일한 수화와 동일한 운동으로 카자흐스탄에서도 축구 선교를 펼쳤다. 카자흐스탄에서의 선교 열매는 더 빨리 맺었다. 사역 2년 만에 교회가 설립되고, 2006년 태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농아축구대회에 4위에 입상하는 등 실력도 인정받았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3월 카자흐스탄 프로 2부에 공식 입단해 일반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분의 위로, 돕는 손길

축구 선교 외길 10년에 대한 하나님의 위로하심일까? 이민교 선교사에게 돕는 손길이 늘어 갔다. 그 중에 가장 값진 선물은 최근봉 선교사와 하나웰빙이다. 이 선교사는 최 선교사와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93년 지엠에스에서 카자흐스탄으로 파송받은 최근봉 선교사는 교회개척과 중앙아시아연구소 사역을 하고 있다. 최 선교사는 이민교 선교사의 카자흐스탄 정착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농아축구팀 결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봉 선교사가 단장을 맡은 중앙아시아 농아축구팀은 우즈베키스탄 농아 8명, 카자흐스탄 농아 8명, 키르키즈스탄 농아 4명으로 구성된 다국적 팀이다. 이들은 서로 언어가 다르지만 눈빛과 동일한 수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어떤 팀보다 호흡이 잘 맞는다.

또 다른 돕는 손길인 주식회사 하나웰빙은 농아축구팀의 여행 경비 일체를 부담할 뿐만 아니라, 중요 경기 때마다 200여명 전직원이 응원으로 도왔다.

비전, 축구로 이슬람 품다

이민교 선교사와 최근봉 선교사는 한목소리로 “특화된 선교전략만이 이슬람의 장벽을 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이슬람 국가들마다 선교사 색출에 혈안이 되어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의 경우에도 한 때 200명이 넘는 선교사가 있었지만 90% 이상이 강제추방되는 등 이슬람권 선교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축구와 농아인 선교처럼 특화된 전략이 요구되고 있으며, 한국 교회는 선교지의 이러한 변화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슬람교는 장애를 신의 저주로 여겨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합니다. 한마디로 버림받은 사람들이죠. 그러나 하나님은 낮은 자를 들어 높은 자를 가르치십니다. 농아인 축구 선교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들은 본국에서 지극히 천한 사람들이지만 축구로 복음을 전하는 하나님 나라의 귀한 일꾼들입니다.”

끝으로 이민교 선교사에게 축구를 잘하는 방법을 물었다.

“공을 빨리 패스하는 겁니다. 내게 온 공을 빨리 다른 사람에게 전해 골대 안으로 밀어 넣어야 경기에서 이기는 것처럼, 우리가 받은 사랑과 은혜를 아낌없이 나눠야 ‘영적인 월드컵’에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민교 선교사와 중앙아시아 농아인축구팀은 오늘도 녹색 그라운드를 달리면서 이슬람의 땅에도 푸르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기를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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