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앞에 남아 있는 싸움은 `입'이 아니라 `발바닥'
지난 8월 31일 서울을 떠나 4일간 매우 분주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알마타(카자흐스탄 수도) 형제들이
나를 환대하여 주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필요한 자료들을 얻었고, 카라반(대상들) 숙소 한 군데를 다녀올 수 있었지요. 처음 만난 선교사들이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고 함께 서점을 찾아 다니고 실크로드 전문가를 수소문하여 나와 만나게 해주고,
박물관은 물론 민간에서 얻어 들은 이야기까지 정리해서 실크로드(Silk Road)를 바이블 로드(Bible Road, Gospel Road)로
전환시키려는 시대의 요구를 따라 동반자의 대열에 선 나는 지금 매우 흥분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동서문명 교류 현장에 뛰어 들어 1천여 년 간 복음의 승리를 위하여 많은 희생을 들였던 네스토리우스의 후예들이
사랑스럽습니다.
내게 있어서 네스토리우스(콘스탄티노플 총주교, A.D 431년 에베소 회의에서 이단 정죄 추방)에 대한 연민과
사랑의 마음은 대양보다 넓고 크지요. 서로 만난 지 47년(교회사 내용 중에서) 동안 나는 언제나 네스토리우스와 기독교, 또는
그와 이슬람, 또 유대교와의 관계를 한 묶음의 실타래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중앙, 중동, 중국 아시아에서 펼친 네스토리안들(일명 경교 또는 동시리아 교회)의
1천여 년의 선교역사 경험은 앞으로 기독교가 본격적으로 찾아갈 불교, 힌두, 공자와 맹자, 노자와 장자가 차지하는
아시아 종교(범 오리엔트)와의 해후를 위하여 큰 교훈(또는 귀감)이 될 것입니다.
역사 책 속에서 만난 이후 나는 지난 1991년부터 오늘까지 기독교와 이슬람, 또는 러시아 정교와 아르메니아 정교,
이집트 정교(콥틱)는 물론 아시아와 세계 곳곳에서 이슬람과 기독교의 싸움(투쟁)이 있는 나라와 현장을 많이 찾아 다녔지요.
50여개 나라 80여개 처, 그러니까 최소 국제선을 타고 김포와 인천 공항을 떠난 것이 80번은 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독교가 시비에 휘말린 지역을 찾아서 앞으로는 또 몇 번 쯤 더 나서야 할지….
금번 여행 일정은 앞서 말 한대로 지난 4일 동안의 알마타 여행을 마쳤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간은 9월 5일 아침인데 잠시 후 숙소를 떠나 비슈케크 일대 실크로드 유적을 찾아 나섭니다.
여기에는 자료가 좀 더 많이 있습니다. 한 주간 머물면서 키르기즈스탄 일정을 마치면 사연도 많고 역사도 복잡한
우즈베키스탄으로 가게 됩니다.
타슈켄트,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 아랄해 등을 오고 가면서 나의 옛(족장시대) 친구들을 은모래 사막 현장에서 만나게 됩니다.
어제밤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어 키르기즈스탄으로 오는데 이민교 선교사가 국경까지 나를 배웅하고,
키르기즈스탄 선교사님들이 마중을 나와서 국경 통과를 도와 주었으나 겨우 4일 강행군에 몸이 파김치가 된 나의 육신은
매우 흔들렸습니다.
그러나 현지 선교사님들이 마련해 준 숙소에서 편안한 휴식의 첫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침실도 넓고 욕실 또한 좋군요. 출국한 지 처음으로 샤워를 합니다. 큰 욕조에 물을 가득 담구고 물 속에 몸을 묻으니
어제까지의 피로가 사라지고 새 힘이 솟습니다.
지난 40여 년 내게 무한한 부채로 남아 있는 기독교역사, 그리고 불쌍하고 안쓰러운 내 친구 네스토리우스를 복권시키는 데
나의 생을 마저 바치게 되겠네요.
그는 이미 신학적으로 복권이 되었고, 정치적으로도 시비가 일어났던 시대에 황제의 명령으로 되었으나
오늘의 기독교인들이 아직도 그를 이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무식에서 온 과오입니다. 어떤 이들은 겨우 한문 글자 219자 속에 나타난 ‘경교비’ 해석으로 네스토리안을 영지주의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그들의 무지요 독선입니다.
역사의 배경을 볼 줄 알아야 하지요. 이에 대하여 나는 내가 쓴 세계교회사에서, 개정판에 이어 신판을 내서
네스토리우스 신학에 대한 더 구체적인 증빙 제시를 할 것이며, 금번 여행부터 쓰고 있는 소설 창작으로 네스토리안 1천년을 역사 위에 평가 의뢰를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현재 시간 한국과 세계 각국의 파송 선교사들의 현장선교 경험 기반을 도움으로 하여
실크로드(바이블로드) 단기선교팀을 운영해 볼 계획입니다.
`서울에서 우르무치까지', `우르무치에서 사마르칸트까지', `사마르칸트에서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 또는
아라비아까지' 일단 3개로 분할하여 각각 1개월 정도 기간으로 자동차 여행 계획입니다.
이에 대하여 세계교회가 어느만큼 동참하게 될지는 시행단계에서 확인하게 되겠지요.
그러나 많은 성도와 젊은이들이 중동· 중앙· 중국으로 잇는 복음의 행진에 동참하기를 바랍니다. 바람을 불러야 합니다.
기독교의 바람, 곧 성령 하나님께서 기독교 무대에 다시 등장하실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 앞에 남아 있는 싸움(복음선포)은 ‘입’이 아니라 ‘발바닥’입니다.
여러분, 중앙아시아에서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면서 저는 기도합니다.
저의 가난하고 가련한 소원을 위하여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우리 기독교의 빛나는 시대를 예감합니다. 기독교의 큰 날이 옵니다.
그 날을 위하여 기독교의 우수성을 가다듬고, 유대교와 이슬람, 그리고 우리의 친형제 네스토리우스와
그들의 1천여 년 아시아 선교역사 경험자료까지를 총동원하여, 셈족 이상 곧 아브라함의 꿈을 성취하여
기독교의 상대가치에 머물러 있는 불교, 힌두, 공, 노자 등의 철학적 세력들을 온 땅의 주 앞에 규합해 무릎꿇게 할 때까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