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어디론가 기차여행을 떠난다.
그 열차가 지나는 길에는
푸른호수가 있고 물소리 청정한 계곡이 있고
갈매기 울음소리 드높은 바다도 있고
파란 달이 뜨는 사막도 있고
하얗게 빛나는 설원도 끝없이 펼쳐져 있다.
그런데 그 기차에는 창문마다 커튼이 내려져 있다.
그 상태로는 바깥 풍경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아무도 커튼 밖의 세상에 궁금해 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로지
누구 자리가 더 편한가. 어디에 앉아야 좋은가.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다툼이 시작된다.
그들은 서로 욕하고 싸우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기차가 멈추면서
이제 다 왔으니 내리라는 방송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