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태 생각(포토 엣세이 - 이하늘)

글쓴이 : 활산 날짜 : 2013-08-20 (화) 16:32 조회 : 1070
 
 
금요일 저녁식탁은
한주간의 학교생활 뿐 아니라
 
다양한 삶을 나누는 
행복한 가족들의 수다(이야기)가 있다.
 
오늘은
특별한 무대가 준비된 듯 한 느낌이었다.
 
영광이의 기타에 맞추어 찬양을 하고 나의 글(활산)을 읽어주고,,,
하늘이의 "동태 생각" 이라는 포토 엣세이도 듣게 되었다.
 
책을 많이 읽어서 일까
아니면 어릴 때부터 질문이 많아서 일까
 
학교에서 한국어 시간에
사진한장을 보고 느낌을 적었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어로 하늘이가 쓴 "동태 생각"을 그대로 옮겨 본다.
 
'아, 동태는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지만 동태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나는
이런 강력한 추위를 맨 몸으로 맞는 생선이 별로 불쌍하지 않았다.
 
얼고 말려진 생선 생각을 하다 보니 작은 초가집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의 목표는 저 허름한 집.
 
저런 집이야 말로 초가삼간이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 집은 땅에 웅크린채 겨울을 견디고 있었기에 겨울 길을 걸어가고 있는 나에게는 천국이다.
 
'이놈의 바람. 눈을 할 것인지, 비를 할 것인지, 바람을 할 것인지, 한가지만 택하지,,,'
참빗으로 빗은 듯한 눈은 비와 짝을지어 바람에 맞추어 줄줄이 내려쳤다.
 
눈은 나의 어깨와 머리에 쌓이고 비는 나의 외투를 적셨다.
바람은 눈과 비를 외투의 안쪽까지 밀어 넣는 역활을 맡았다.
 
'아직까지도 발가락이 무사히 붙어 있을려나?
발가락이 떨어지면 바람에 굴러다닐텐데,,,'  
 
발가락 생각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지금 빨리 걸어가지 않으면 몸 전체가 바람과 눈에 굴러다닐 수 있는 상황이다.
 
'내가 눈 속에 굴러다니면 누가 제일 먼저 나를 찾아 낼까?
동태들도 이런 생각을 하나?'
 
동태의 마지막 유언을 생각하면서 집 앞까지 도착했다.
가을 냄새가 눈과 바람에 다 날라간 집이었지만 초가집의 겨울 냄새가 나를 제일 먼저 반겼다.
 
고구마, 찌는 감자와 나무타는 냄새.
이등으로 나를 찾아낸 것은 꼬리가 떨어질 듯 흔드는 강아지었고
세번째로 바람과 추위를 한꺼번에 막아준 온기가 나를 안았다.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하늘씨앗 손짓사랑 2013-09-04 33289
 살아있는 산 - 살려주는 산 손짓사랑 2013-08-21 37812
155  이 비밀이 크도다(2010년 2월 14일) 활산 2013-08-20 1440
154  이렇게 추운 날씨에 활산 2013-08-20 1484
153  동태 생각(포토 엣세이 - 이하늘) 활산 2013-08-20 1071
152  하늘이의 값진 눈물 활산 2013-08-20 1067
151  사랑이 필요한 체감온도? 활산 2013-08-20 1092
150  칼바람의 작은 고추 활산 2013-08-20 1150
149  타오르는 내 가슴에 불이 활산 2013-08-20 1100
148  꿈꾸는 자, 꿈을 사는 자, 꿈을 이루는 자(2010년 2월 7일) 활산 2013-08-20 1213
147  생일케익에 꽂은 촛불 하나 활산 2013-08-20 1417
146  비쉬켁으로 가는 생사의 길(키르키즈스탄) - 2010.02.05. 11:40 활산 2013-08-20 1239
처음  이전  211  212  213  214  215  216  217  218  219  220  다음  맨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