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 해도
알마타에는 봄의 기운이 하늘까지 솟았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창 밖에 눈이 내려있었습니다.
그래도
키르키즈스탄 비쉬켁에 가겠다고 사람들과 약속했던 날짜이기에
춤추는 콩나물, 행복한 두부, 도너츠 등의 선물을 챙겨들고
자동차를 운전해서 알마타를 출발했습니다.
용기를 내어 끝까지 가려고 했으나
키르키즈스탄 비쉬켁이 가까울수록 도로에는 더 많은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높은 산을 넘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전진 아니면, 후퇴,,,고민이었습니다.
눈길에 파묻혀 있는 사고난 자동차들을 보면서
가던길에서 되돌아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어
되돌아 올 수 있는 용기가 있음이 감사했습니다.
용기가 있어야
회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음이 또한 감사했습니다.
알마타 집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이제서야 깊은 숨을 쉬어 봅니다.
살아서 숨을 쉬고 있음이
감사할 뿐입니다.
눈길 위에서 운전을 했기 때문에 몸은 피곤하지만
잠이 오지 않습니다.
감사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