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안의 해" 이다.
내 안에 해가 없으면 나는 곧 어둠에 갇힌다.
임신한 것도 아닌데
아내의 손을 꼭 붙잡고 산부인과를 다녀왔다.
수술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 때문이었다.
의사는 그동안 어떻게 참고 살았냐고? 묻는다.
아내는 매월 한아이를 출산하는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수술에 대해서 마지막까지 결정을 하지 못하는 아내 앞에서
나는 의사에게 이런 질문으로 마지막 시험문제를 통과했다.
혹시 제 아내가
의사선생님의 부인이라면 수술을 권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거시기 하시겠습니까?
산부인과를 나와는 길에
우리는 빵집에 들러서 평소에 먹고 싶었던 빵을 사들고 행복해 하면서
한참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