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을 떠나오는 날. 이른아침에 공동묘지를 찾아갔다.
남은 삶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잠시 생각해 본다.
유난히 가을남자가 된 나의 모습이 공동묘지의 싸늘한 분위기와 어울렸다.
바람에 낙엽이 춤추고 겨울을 재촉하는 늦은비는 나의 마음을 표현해 주는 듯 했다.
북한 농아축구팀을 창단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상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느끼고 경험해야 할 신비라고...
그냥 그대로 / 지금의 모습으로 /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 감사함으로...
묘비에 이렇게 쓰면 어떨까...
죽으라고 사는 사람 / 복음에 빚을 조금이라도 갚고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