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한 고려인대장정, 북한 땅 거쳐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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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동포 유라시아 거쳐 남한 도착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맞아 러시아∼한반도 랠리 대장정에 나선 조 바실리 전 러시아고려인연합회장이 1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입경해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
"우리 대장정이 통일 밑거름 됐으면…"
(파주=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해내야 한다는 중압감에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결국 해냈습니다. 우리가 최초로 (휴전선을) 넘었습니다."
16일 오후 5시 북쪽 일정을 마치고 경기도 파주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남한에 첫발을 디딘 고려인 동포 자동차 대장정 단장 김 에르네스트(54)씨는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소감을 전했다.
'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맞아 러시아~한반도 랠리 대장정에 나선 동포들로 지난 7월 7일 모스크바를 출발해 북한을 거쳐 남한 땅을 밟았다.
SUV 5대에 나눠 타고 온 원정단원 32명은 오후 5시 20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했다.
30여 분에 걸친 입국 심사를 마치고 환영단과 취재진 앞에선 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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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맞아 러시아∼한반도 랠리 대장정에 나선 고려인 동포들이 1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입경하고 있다. |
따로 항공편으로 출발한 동료와 얼싸안으며 반가움을 표했다. 또 한 달여 만에 가족을 만난 몇몇 참가자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휴전선을 넘은 고려인 대장정팀은 곧바로 출입사무소에서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상임대표인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과 이해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추진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입경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대장정 팀을 대표해 발언한 조 바실리 전 러시아고려인연합회장은 "북한을 떠날때 주민들이 조국통일을 외치며 우리를 환송했다"며 "우리가 대장정을 한 것은 스포츠나 기록을 위해서가 아니다. 대장정이 남북관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해찬 의원은 "(대정정팀이) 오신 길은 통일된 민족이 갈 미래의 길"이라며 "우리 민족이 이 길을 활발히 다닐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17일부터 본격적인 남한 투어에 들어간다.
17일 오전에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추모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후에는 고려인 최대 밀집 거주 지역인 단원구 선부 2동 '땟골'을 찾아 국내 거주 고려인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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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동포들이 축하 내빈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
18일에는 오전 10시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되는 프란치스코 교황 집전 미사에 참여한다.
앞서 지난 2013년 8월 29일 뉴질랜드인 5명이 북한 지역을 돌고 휴전선을 통과해 남쪽으로 넘어온 일이 있었다.
하지만 동포들로 구성된 자동차 랠리팀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반도를 관통하는 것은 분단 69년 만에 처음 이다.
랠리팀은 23일까지 부산까지 종주를 마치고 24일 동해항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갈 예정이다.
jhch79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