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에 대한 나의 기대는 통일의 물고를 터주는 구체적인 행동이다. 내일이면 임진각 가까운 곳 산정현 성당에 오신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북쪽을 향해 화해와 사랑과 용서와 평화의 단어들이 어색하지 않도록 남북통일을 선포해 주시면 어떨까?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방문의 의미(이명권 교수)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방문 첫날 한국의 주교들에게 “희망을 기억하고 지키는 파수꾼이 되라”고 당부했다. 그에 의하면 그 희망은 이 땅에서 숨져간 순교자들의 ‘살아있는 거룩한 불길의 씨앗’을 의미한다. 그 불길은 또한 복음에 입각한 ‘우정과 선교의 열정’을 뜻한다. 그래서 그 복음의 거룩한 불길을 지키라는 뜻이다. 또한 과거를 ‘기억’하는 담지자로서의 파수꾼이 되라고 했다. 그 기억은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재와 미래에 일어날 일도 내포하는 일종의 은유다. 순교의 ‘기억’은 미래의 ‘도전과 약속’에 대한 기억이기도 하다. 그리고 희망의 ‘파수꾼’이 되라는 것은 단순히 교회 공동체의 어린이와 노인들을 돌보라는 차원을 넘어서 가난하고 어려운 자들, 특히 난민들과 이주민들과 같은 소외된 자들을 지키고 돌보는 일까지 포함하는 것이었다.
한국에 그리스도교의 복음이 들어 온지는 230년이 지났다. 그러나 그 초기의 역사는 피의 역사였다. 유교를 바탕으로 한 조선시대의 정부와 시대정신은 조상 제사를 외면하는 천주교를 왕권에 반하는 종교라 규정하고 곱게 봐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잔인한 형벌의 시대였다. 이탈리아 선교사 마태오리치가 중국에서 환영받았던 경우와는 사뭇 다르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바로 한국의 천주교가 이러한 박해와 순교의 피로써 오늘날 크게 세계적인 가톨릭 국가로 성장한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을 것이다. 그가 한국을 방문한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순교자의 땅’에서 자라난 놀라운 ‘복음의 수확’을 기뻐하고 더 나아가서 이 수확의 열매를 이제 사회의 그늘진 곳에 ‘나누자’는 것이 그의 방문의 취지 중의 하나이기도 할 것이다.
그 나눔의 하나는 바로 한국 정부와 지도자들을 향한 메시지였다. 세월호의 아픔을 시작해서 남북한의 화해와 통일에 대한 메시지 등으로 이어졌다. 세계 인구 가운데 약 17%에 달하는 12억 명이
가톨릭 신도라는 엄청난 숫자를 감안 하더라도 가톨릭의 정신과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그 가톨릭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그의 메시지는 그래서라도 더욱 중요하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지구촌 시대에 교황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복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역시 가난하고 소외된 자에게 희망을 주는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였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의 방문을 크게 환영하고 축복하는 바다. 교황의 앞으로의 순조로운 일정을 기대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도 한 걸음 더 앞당겨 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