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예식은 장례식이 되어야 합니다.
신랑의 검은 양복...
신부의 하얀 드레스와 손에든 백합꽃...
서로를 위해 죽겠다고 하는 각오가 있는 것이 결혼이지요.
검은색과 흰색이 하나가 될 때
찾아오는 이 땅의 색은 회색...
회색은 스님들이 입고 있는 승복의 색
청빈한 삶을 표현하기도 하고
흑과 백을 초월하는 원융의 색이기도 하지요
생사를 벗어나고자 발심한 출가 수행자가
입고 있는 옷의 색
스님은 옷을 입고
목사는 옷을 벗고
벗은 옷을 내가 입지 말고
필요한 이웃을 입혀주는 그런 목사가 되어
거룩한 하나님 나라의 신부로
재무장하는 그런 내가 되고 싶다.
사라지면 살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