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빠져 있는 경원선 복원의 의미 - 평화재단

글쓴이 : 손짓사랑 날짜 : 2015-08-13 (목) 09:28 조회 : 235
 
 
북한이 빠져 있는 경원선 복원의 의미

 8월 5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전세기편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은 철원의 백마고지역에서 열린 경원선 남측구간 철도 복원 기공식에 참석하여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강조하고 남북한 간 철도연결을 희망했다. 

 남북관계가 장기간 교착된 국면에서 의미 있는 행보로 읽혀질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면 전략적 차원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는 이희호 여사를 통해 전달할 메시지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수행단의 면면 역시 평범하게 꾸려졌다. 어렵게 이루어진 이번 방북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접점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방북과 별도로 남북대화 재개의 의사를 담은 서신을 보내려 했지만 북한측은 수령을 거부했다. 결국 고령의 이희호 여사는 장성택과 현영철 숙청이후 잔혹한 폭군의 이미지가 각인된 김정은의 초청을 받고 북한을 개인적으로 방문한 셈이 되었다.

 광복 70년을 맞아 정부는 블라디보스톡에서 베를린까지 14,400km를 기차를 타고 횡단하는 19박 20일간의 유라시아 친선특급열차 행사를 개최했다. 경원선 복원 기공식 당일 박대통령도 신탄리역에서 백마고지역까지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자 등과 함께 5.6km를 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행사에 북한이라는 결정적인 요소가 빠져 있다는 점이다. 경원선 전체가 복원되지 않을 경우 남측 구간만의 연결은 의미를 가질 수 없다. 북한이라는 단절구간이 복원되지 않을 경우 대륙과의 연계를 추구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 유라시아 친선특급도 경원선 복원도 모두 우리의 일방적인 행사일 뿐이다. 

 이미 남북한 간에는 경의선·동해선이 연결되어 있다. 광복 70년 유라시아 친선특급열차의 출발지는 서울이어야 했으며, 평양을 거쳐 대륙으로 나아갔어야 했다. 남북관계는 비틀어지고 꼬여있는데 북한에게 경원선 철도 연결에 나설 것을 희망하는 것은 짝이 맞지 않은 엇나간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