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 불자에서 북한 최초 농아축구팀 대표감독이 된 이민교 선교사
이것은 하나님의 역사다. 다른 것으로 인생을 설명 할 수 없다.
이민교 선교사, 그는 누군가의 말로 교회를 다닐 사람이 절대 아니다. 뼛속까지 불교신자요, 진리를 찾아 헤매는 고행자였다.
뿌리 깊은 원불교 가정에 태어나 고아와 장애인에게 온 마음을 쏟던 자타공인 교무(敎務)가 될 재목이었다. ‘죽음 너머에 무엇이 있기에 사람들은 죽음 앞에서 저리도 슬퍼하는 것일까’
스물 즈음에 죽음 이후의 삶을 찾기 위해 무당을 따라 계룡산을 가고, 민족종교인 천도교, 증산교, 원불교를 찾았다. 한 종교에 머물 수는 없었다. 산사에서 거리로 나왔다. 길거리의 행려자들과 살아 보고, 부산 당감동 화장터와 서울 벽제 화장터에서 다양한 죽음을 목격했다. 죽음 너머의 삶을 찾으려는 끝없는 고행의 여정…. 더 낮은 곳, 소록도까지 밀려갔다.
모든 것이 전생의 업인 줄 알았던 그에게 소록도 한센인 할머니들의 찬양의 삶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다른 세계다.
7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그날도 법당에서 목탁을 치며 염불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찬송가가 터져 나왔다. 당황감에 하지 않으려 애를 써도 멈출 수 없었다.
소록도 장례식에서 들었던 “며칠 후 며칠 후 요단강 건너가….”
세상에 이런 일이? 법당에서 염불을 하던 불자에게 하나님의 신, 성령이 강권적으로 임한 것이다. 한 번도 배운 적도 알지도 모르는 하늘의 언어 ‘방언’이 터지고, 그렇게 하나님을 만났다.
왜 내가 찾지도 않은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임했는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려고 하시는가?
소록도에 임한 하나님은 광야에서 훈련시킨 후 우즈베키스탄으로 이끌어 가셨다. 그곳에서 생각도 하지 못했던 축구공 하나가 사역의 방향을 정했다. 주민들과 어울리기 위해 시작한 공놀이가 우즈베키스탄 농아축구팀 국가대표가 되게 했고, 급기야 2000년 농아인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는 쾌거를 거뒀다.
KBS 1TV 한민족 리포트 ‘우즈벡 한인 목사와 농아축구단’ 에 소개 되는 등 언론의 주목도 받았다. 이것은 사역의 시작에 불과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선교사 신분이 노출되어 추방, 카자흐스탄 농아축구팀 국가대표 감독이 되었다. 그러다 2013년 10월 18일 평양에서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장애인체육협회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날 밤, 소록도에 임했던 강력한 성령이 다시 찾아왔다. 분단된 한민족의 현실을 온 몸으로 아파하며 밤새 울었다.
분단으로 장애가 된 한민족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나님은 그에게 북한 최초의 농아축구팀 국가대표 감독을 맡겼다. 산속에서 살았던 물고기가 소록도 바다를 만나고, 세상에서 가장 약한 농아인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통일의 문을 여는 축복의 통로가 되게 했다.
정업의 고행자에서 복음의 순례자의 길을 걷고 있는 이민교 선교사의 파란만장한 삶은 <하나님이 보낸 사람>(넥서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하나님은 오늘도 이 땅의 복음을 위해 여전히 숨어 일하고 있음을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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