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말하는 통일 4

글쓴이 : 활산 날짜 : 2015-01-13 (화) 00:58 조회 : 1090
 
 
2) 종교와 정치의 분리
 
한국 교회는 신앙과 정치가 너무 혼재되어 있다. 주일 강단을 보면 알 수 있다. 강단에서 해야 될 신앙적 발언과 해서는 안 되는 정치적 발언의 한계에 대한 인식이 없다. 성도들 안에도 의견이 갈리는 문제를 목회자 개인의 생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거룩한 강단에서 표명해서는 안 된다. 강단의 존엄성과 영광을 잃어버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경계의 혼동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는 진보측도 마찬가지이다. 1988NCCK"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이라는 역사적인 고백을 하였다. 한국 교회 최초의 체계적인 통일 선언이라는 점에서, 또 정권에 의해 통일논의가 독점되던 상황에서 통일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대 선언이었다. 사회에 큰 방향은 일으켰지만 미군철수라는 문제까지 언급해 보수 측의 반발을 샀다. 문제는 교회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까지 언급해도 되는가 하는 점이다. 교회는 원론적으로 민족화해를 외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정치적 실천의 문제까지 언급하는 것은 교회의 한계 밖의 문제이다. 미군철수 문제는 한반도의 상황과 현실을 고려해서 결정되어야 할 정치적 문제이지, 성경에 답이 쓰여져 있는 것은 아니다. 민감한 정치 문제를 교회의 이름으로 발표해서는 안 된다.
 
신앙과 정치를 섞고, 교묘히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신앙의 이름으로 강요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대표적으로 정교분리 원칙이 그렇다. 80년대 기독학생 운동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바로 이 정교분리 원칙이었다. 캠퍼스에 최루탄 연기가 가실 날이 없고, 친구들이 분신과 구속으로 독재에 항거할 때 기독학생들은 예수님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했다. 그럴 때마다 교회 어른들은 정치와 신앙은 분리된다는 정교분리의 원칙과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하라는 로마서 13장의 논리로 기독청년들을 설득했다. 아무리 군부독재일망정 하나님께서 세우신 권세임으로 복종하라는 뜻이었다. 이 때문에 기독교의 논리에 회의를 느낀 청년들이 기독교를 떠나 사회운동 판으로 투신했다.
 
그런데 2천 년대에 들어선 오늘에서는 정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때 우리를 말렸던 어른들이 이제는 거리로 나서기 시작했다. 서울 시청 앞 기도회를 열고 시국강연을 방불케 할 정도로 주일 강단에서 대정부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이는 정교분리 원칙이나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하라는 말과 정면으로 배치되지 않는가? 이로 보건데 결국 성경말씀은 자기 생각이나 기득권을 주장하기 위한 한 방편에 불과했던 것 같다. 80년대는 정권 편이었기에 로마서 13장을 인용했고, 이제는 현 정권에 반대하기 때문에 어둠’, ‘혼란’, ‘경제’, ‘좌익이라는 논리로 마치 진리와 어둠의 세력과의 싸움인 마냥 보수 세력을 대변하는 발언을 한다. 이것은 말씀은 없고 자기주장만 있는 것이다.
 
종교에서 정치색깔을 제거해야 한다. 종교인은 순수한 종교인으로써 남아야 한다. 정치와 종교의 미 분리는 진보적 기독교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실 7,80년대의 운동을 이끌어왔던 세력은 진보적 기독교였다. 독재의 탄압에서 교회가 유일한 합법 공간이었고, 진보적 기독교는 이 합법 공간에서 민주화와 인권운동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문제는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시민운동 등 제반 사회운동들이 발전하면서부터이다. 제반 운동들이 발전하다 보니 진보적 기독교의 입지가 애매해진 것이다. 기독교운동으로서의 자기 자리도 못 찾고 사회운동으로서의 지도적 위치도 상실한 것이다.
 
전체 운동은 부분 운동이 자기 부분에서 충실히 제 역할을 감당할 때 발전한다. 노동운동은 노동이라는 현장이 있고, 환경 운동은 환경이라는 현장이 있다. 각 부분이 자기 문제를 가지고 자기 방식으로 싸워나갈 때 사회의 진보는 이루어지는 것이다. 기독교 운동은 기독교라는 토대를 발판으로 이루어진다. 기독교라는 것을 떠나면 기독교 운동일 수가 없다. 기독교는 성경이 텍스트요, 교회가 현장이요, 방법론은 예수님의 모범이다. 교회라는 토양과 전통들을 무시하는 운동은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진보적 기독교는 더욱 철저히 하나님 말씀을 가지고 씨름해야 하며 교회라는 현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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