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받은 꽃다발을 유리병에 물을 담고 꽂아 책상위에 올려두었다.
꽃을 피운 백합도 있지만 작고 별볼일 없는 백합 봉우리들이 같이 꽂아져있다.
시간이 지나며
봉우리들은 영글어지기 시작하고 봉우리 안에 색소들이 모여지는 듯하다.
때가 되니 드디어 봉우리들이 입을 연다.
활짝 만개한 백합은 자신만의 향을 발하며 온 방안에 향기로 꽃으로 색깔로 존재를 증명한다.
필 것 같지 않던 맨 봉우리들이 이렇게 되다니!
작은 봉우리들이 시샘하듯 이쪽 저쪽 가지에서 연달아 따라 피어난다
놀랍다.
감탄하며 바라본다.
꽃을 틔운 백합들은 지금이 절정이다.
아...
뿌리가 잘린 백합꽃들이여!
물에 꽂아진 꽃들이 아무리 자신을 존재증명하며 뽐낸다한들
마지막 갈곳이 정해져있다.
백합이 나에게 많은 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