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알렉스

글쓴이 : 하늘맘 날짜 : 2013-11-27 (수) 00:46 조회 : 795
운동장 밖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멋진 청년하나.
중절모스타일에 검정구두와 빨간양말에 슈트까지 갖춰입었다.
담당 목사님께서 집에가야하는데.. 하시며 공을 나에게 넘기신다.
이쁜 아가씨들이 가자고해도 안가지만 아줌마가 가자고 하면 말을 듣는다 하시면서.
 
처음 만난 20살의 지적장애인 알렉스.
그를 어떻게 설득해 집에까지 데리고 가지?
' 내 말을 알아들을까? 이 청년이 힘으로 하면 어떻게 해야하지? '
 
검정 구두가 이쁘다 ~ 는 내 말에 꿈적도 않던 알렉스가  구두를 만진다.
'오케이! 됐다! '
 
몇가지 말을 던지자 마음문을 연다.
말은 안하고 간단히 의사표현만 한다.
가방을 열어 만지작 거리며 미니 자동차들을 꺼내 보여준다.
자동차를 로보트로 변신시키며 자랑스러워한다.
 
'어?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네!...낯익은 장면인데.. '
우리 아들이 어렸을때 자동차로 놀던 때를 떠올리며 말을 건넨다.
결국 집에까지 데리고 와서 임무를 완수하고 떠나온다.
 
20살의 얼굴에 수염이 거뭇하게 난 청년이지만 그는 아직 소변을 가리지 못한단다.
그러나 그는 자동차 타기를 좋아하고 장난감 자동차를 수집하며 좋아하는 여느 어린애다.
집안에 있기보다 집밖에 있기를 좋아하는 남자애다.
몇마디 말로 의사표현하는 어린애다. 
칭찬에 좋아하고 으쓱해하는 어린남자아이다. 
순수한 하나님의 사람이다.
 
동갑인 아들이 생각나며 알렉스를 바라보니  마음이 찐하게 젖어온다.
우리는 자동차를 타고 떠나오고 알렉스는 여전히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있다.
 
알렉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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