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페미인 보통의 20대녀

글쓴이 : 6uah6ygy1 날짜 : 2021-06-06 (일) 23:48 조회 : 25

 

안녕! 그래도 익명의 톡 게시글이니 음슴체로 편하게 이야기해도 될까요?! 저는 이 글이 편한 공론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평범한 20대 초중반의 대학생임.

페미니스트로 20대의 3분의 1 가량을 살아왔고,

많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며

개인적으로 느낀 내용을 적어보고 이야기 나누고 싶음.




인간으로서의 나에 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음.

- 헤테로(이성애) 여성. 연애 경험 6회. 현재도 400일 가까이 연애 중.

- 연애든 모든 인간관계든 주고 싶어 하고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어 하는 타입. 대신 상대가 나와 성격 성향 가치관이 안 맞는다 싶으면 잘 끊어냄.

- 거의 모든 연애 관계에서 최소 나 4 상대 6 이상의 비율로는 데이트 비용을 낸 듯. 사실 말이 좋아서 4이지, 상대가 힘든 상황이면 내가 거의 다 내려고 함.

- 내 외모는 통통하고 무난한 편, 주위 반응에 의하면 사회적/표준적인 미의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하나 어렸을 적부터 받았던 무수한 평가의 경험 때문에 콤플렉스가 있음.

- 연애 대상을 볼 때, 얼굴 키 학력 돈 등은 따지지 않음. 삶의 방향성, 가치관, 정의관, 인성 등을 많이 보고, 외적인 게 좋아도 이런 요소들이 나랑 안맞으면 헤어짐. 반대로 외적이나 다른 요소들에서 매력을 못 느끼더라도 이런 요소들이 나와 맞으면 잘생겨보임(?) 이게 말이 웃기긴 한데, 진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무너무 잘생기고 사랑스러움..!

- 학력은 입결로 따졌을 때 서울의 중~상위권 정도, 학과는 공대인데 개인 능력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발전 가치가 유망한 학과임.

- 힘든 일 하는 걸 좋아함. 택배 상하차도 잘 했었고, 몸이 고된 서비스직도 잘 했고, 거기서 여자라고 힘쓰는 일을 꺼려하지도 않았음. 실제로 장군감(?)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음ㅋㅋㅋ




페미니스트라고 스스로를 규정짓는 까닭은 다음과 같음.

- 외모 평가 안좋아함. 예쁘다고 말하는 것 역시 평가의 일종이라 생각은 해서 고민되긴 하지만, 실제로 그런 얘기를 들을 때 거부감은 없고 본인 역시 동성에게 칭찬의 의미로 이야기를 함. 예쁘다고 해서 이익을 얻는 것은 착하거나 똑똑하거나 매력있기에 남들에게 좋게 받아들여지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못생겼기에 기회의 측면부터 불이익을 받는 외모지상주의적인 분위기는 문제적이라고 생각함.

- 우선 나는 한국 사회에서 남자들이 힘든 부분이 진짜 많다고 생각함. 군대만 해도 20대 초반의 남자들이 국가를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지원해서 가는 것도 아니고, 가서의 처우나 군 내부 부조리를 생각하면 진짜 마음 아픔. 이게 잘 한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하철에서 휴가 나온 한 군인 분이 피곤한 표정으로 앞에 서 계셔서 자리 양보한 적도 있음. 이것 말고도, 남자는 울면 안 되고, 가정을 지키는 대들보나 기둥이어야 하고, 여자를 지켜야 하고 등등.. 사회로부터 강요당한 '강함'과 '강자의 역할'이 있음. 맨박스라고 알려져 있는 그것. 지금 남자들이 역차별당한다!! 이래 말하는 것도 이해 됨! 그런데 이것이 여자들이 당한다는 차별과는 다른 층위의 것이라고 느껴짐. 남자로서 당하는 차별은 남자로서 얻게 되고 인정받는 지위를 위해 수반되는 것으로서 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함. (물론 이게 그 고통을 없는 것으로 치부한다는 것은 절대 아님!)

- 이성을 볼 때 삶의 가치관과 정의관을 본다고 했는데, 여기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생각이 주된 내용임. 약자에 대한 공감능력이 없으면 깸.

애매한 부분은 '여성'이 사회적 약자냐는 것. 나는 당연히 맞다고 생각함. 특히 여전히 사회 진출(노동)/ 육아와 모성애의 암묵적 강요/ 가정 내 고정적 역할(이건 남성도 마찬가지. 남성은 맨박스라는 차이는 있지만) 등의 측면에서 두드러지고, 남성 중심으로 구조화된 현대 사회에서 배제되는 경향이 크다고 생각함.

솔직히 기울어진 운동장이 없다고 주장했던 구남친이나 썸남들은, 동일 직종 성별 임금 차이 통계 보여줘도 이건 페미들이 자주 쓰는 통계다~~, 통계 오류 일반화 오류다~~ 하길래 그럼 아니라는 통계나 논문을 근거로 보여줘라 했더니

관심 없어서 자료는 없는데, 저건 논문으로서 가치 없고 이래저래해서 틀린거다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고, 이럴 때마다 대화 좀 해보다가 정이 도저히 안가서 헤어지거나 썸깸 ㅠ..

내가 느낀건 자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더라도, 근거가 없는데 확신에 차서 화만 펄펄 내는 비이성적 태도랑, 그럼에도 스스로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시민인 양 하는게 너무 정 떨어졌음.. 확실하지 않으면 자기가 주장하는 바에 대해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고 겸손하게 말하는 게 맞지 않나 라는 생각..?



내가 앞서 인간으로서의 나와 페미로서의 나를 설명한 이유는, 요새 커뮤나 여러 댓글에서 (주로 남성들이 부정적인 뉘앙스로 집단화하여 얘기하는) "페미"라는 것을 보며, 내 정의관과 사상도 페미이긴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페미의 요건 중 일부와는 다소 다를 수 있는 사람이며, 그리고 이 정도 생각을 가지는 정도는 이젠 보통의 한국 여성 중 하나라고 말할 정도로 평범하다고 생각함.

게다가 한국인이라고, 여성이라고, 남성이라고, 네이트판을 하는 사람이라고 다 똑같은 생각을 가지지 않은 것처럼 모두가 페미라고 같다고 일반화 하는 태도는 좀 안타까움,, 본인도 어디서든 어떤 집단에 속한다고 본인의 개성은 무시당하고 안좋은 면만 일반화 당하면 억울할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듦. 실제로 한국의 범죄자 중 남자가 많다고 해서 이 범죄자 한남들~~하면 한국 남자들 억울할 거 아님? 나같아도 억울할듯 ㅠㅠ

아무튼,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페미라는 것이 그렇게 커뮤에서 보는 부분적인 것이 아니라, 이렇게 평범하고 보통의 일반 사람 역시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음. 그리고 나는 리버럴적인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입장에서, 여러 관점을 다 존중하고, 최대한 상처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 그렇기에 모두의 입장을 들어보고 싶음!

공대생이라 그런지 이런 글을 잘 안 써봐서 두서가 없었는데 ㅠ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편하게 댓글 부탁해!!

 

베플

-요즘 20대 초반 여자애들 페미니즘적 성향 많음. 근데 당연하다고 생각

-여기 애들은 다 꼬였나봐. 임금차별 뿐만아니라 성범죄 n번방이나 소라넷 끌어내리는것도 페미덕인데. 동일노동을 안해서 그렇다는데 애초에 여자는 힘쓰는일엔 잘 쓰지도 않지 입구컷이야 ㅋ 구직사이트 같은데만 봐도 남자만 뽑는데 당연히 동일직종에 종사 할수도없는데 비교 부터가 힘들수밖에 근데 이거 말고도 동일노동 동일시간일 때도 나는경우가 있으니까 문제라는거지

- 쓰니 지금 굉장히 온건페미인 상태 같은데 몰려온 한남들이 래디컬로 뚝딱 만들어주겠네 이제...

 

찬반

-아니 공대를 다니면서 남녀 임금격차 이야기를 하나? 임금격차 나는건 사실이고 오히려 더 나야함. 동일직종이어도 남녀 하는일이 다르고 당직이나 출장등 추가수당 받을만한 힘든일은 남자가 다하기때문에 차이나고 애초에 임금격차 이야기 하려면 학력 경력 능력 직위 근무시간 초과근무시간 야간수당 등등 다 따져서 일을 더하거나 능력있어서 더 받는건지를 계산해야지. 같은 병원에 일한다고 의사랑 원무과 직원이랑 월급이 같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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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20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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