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주 어렸을 때부터 18살을 같이 살다가 올 해 초에 무지개다리를 건넌 '니나'라는 강아지가 있었는데, 떠나기 3년 정도 전부터 눈이 안보이는 노견이었어.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내 꿈에 나와서 같이 놀더니 눈은 안보였는지 감은 채로 말을 하기 시작하더라.
막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얘가 아직도 내 얼굴을 기억하나해서
내 얼굴이 아직도 기억나는지 물어봤더니 얘가 그림을 하나 그려줬는데 강아지가 그려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조금 엉성했지만 내 얼굴이랑 너무 똑 닮은거야. 그걸 보는데 3년 동안 못 본 내 얼굴을 아직도 기억해주는게 너무 고맙고 미안했어. 그대로 꿈에서 깼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더라...
그러고 오늘 오후쯤에 아버지한테 나를 사칭한 스미싱 사기 문자가 왔었나봐. 그런 수법에 당하시는게 처음이셨는지 사기범이 하라는 대로 다 하시다가 진짜 중요한 순간에 갑자기 전에 키우던 강아지가 생각나셨는지 사기범한테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 뭐냐"라고 물어보셔서 결국 사기범은 들통나고 아버지는 사기를 면하셨어.
그 얘기를 아버지한테 듣고 나니까 가슴이 덜컹 내려앉더라.
아마 우리집 강아지가 아버지랑 나를 도와주려고 하늘나라에서 천사로 내려왔을진 않았을까... 생각했던 하루였어
오늘 하루 고마웠어, 보고싶다 니나야.